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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대학교 탐방기 - 항저우에서 만난 글로벌 캠퍼스

 

중국 동부의 문화와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 항저우는 알리바바 그룹의 본사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이 도시의 진정한 지성의 상징은 바로 저장대학교입니다. 저장대는 단순한 명문 대학을 넘어, 중국의 교육 시스템이 어떻게 국제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실험장이자 미래형 교육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중국 항저우 현지를 방문하여 경험한 저장대학교의 진면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학교 견학 수준이 아닌, 캠퍼스 문화, 글로벌 연계 프로그램, 학문적 분위기, 그리고 실제 재학생들과의 인터뷰까지 심층적으로 다뤄, 중국 유학이나 국제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저장대학교에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가 떠올린 이미지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였습니다. 항저우라는 도시 자체가 유교 문화와 하이테크가 공존하는 곳이지만, 저장대 캠퍼스는 이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캠퍼스 곳곳에는 고전 중국 건축 양식을 유지한 전통 정자와 조각상들이 배치되어 있고, 그 사이로 최첨단 연구동과 스마트 강의실이 나란히 위치해 있어 그야말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대학은 1897년 ‘치우쓰 학당’으로 출발해 오늘날에는 QS 세계대학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만큼 성장했으며, 7개의 캠퍼스와 37개 학부, 160개 이상의 학과를 운영 중입니다. 저장대는 학생 수가 5만 명에 달하지만, 캠퍼스는 전혀 혼잡하지 않고, 효율적인 동선과 자연친화적인 설계 덕분에 걷기만 해도 정서적 안정감과 학문적 몰입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장대학교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ZJU-UIUC Institute’입니다. 이는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UIUC)와 공동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양 대학의 교수진이 공동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공학, 컴퓨터과학, 데이터 사이언스 등을 중심으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합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양쪽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졸업 시에는 두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어 매우 경쟁력 있는 국제 프로그램으로 손꼽힙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학생과 인터뷰를 나눠보니, 영어 강의의 비율이 90% 이상이고, 강의 수준은 미국 대학 못지않으며, 중국과 미국의 교육 방식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한 “수업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 졸업 후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저장대학교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교환학생 차원을 넘어서, 커리큘럼의 국제화와 졸업 이후 진로까지 설계하는 총체적 시스템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캠퍼스를 탐방하며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부분은 연구 중심의 교육환경이었습니다. 저장대는 총 180여 개의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5개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급 연구기관입니다. 항저우의 기술 기업들과의 연계도 활발하여, 컴퓨터공학, 전자정보공학,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는 학부생조차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내가 방문한 정보기술대학에서는 재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도시 교통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그 결과물은 항저우 시청의 교통 정책 개발에 직접 사용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실용 중심의 연구 시스템은 단순히 학문적 성취를 넘어서, 사회적 기여와 실무 능력 개발까지 아우르고 있었습니다. 또한 캠퍼스에는 24시간 운영되는 도서관과 오픈랩, 공동 창업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학생들이 언제든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저장대학교는 그야말로 ‘배움의 공간’ 그 이상을 실현하고 있었고, 이러한 학문 생태계는 국내 대학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저장대학교 탐방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중국의 고등교육이 이제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으며, 단순한 수용자가 아닌 창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장대는 전통과 첨단이 조화를 이루는 캠퍼스 환경, 국제 공동학위 프로그램, 실용 중심의 연구 시스템 등 여러 면에서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선 진정한 글로벌 지식허브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장학금과 프로그램이 개방되어 있어, 앞으로의 유학 시장에서 중국이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느꼈습니다. 저장대학교는 단순히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어디서, 누구와,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에 있어 저장대는 충분히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곳입니다. 항저우라는 도시의 매력, 그리고 저장대의 깊이 있는 학문과 글로벌 전략은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